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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Chet Baker는 왜 언제나 이렇게 로맨틱한가. 새벽 미명 같은 트럼펫 소리는 나른한 울적함을 준다. 아니 해가 질 즈음의 순간, 3단 스탠드의 불빛을 한 칸 낮춘 듯 온 세상이 한 톤 어두워지는, 헤드라이터 불 빛이 왠지 아련해지는 퇴근길 시간같다. 그것도 아니면 낮잠을 자다가 어슴푸레 해질녘에 커튼 그림자도 지지 않는 어두운 거실의 소파위에서 깨어난 기분. 어느 쪽이라도 모든 것이 뚜렷해지는 선명한 아침과 선명하다 못해 짙어지는 정오의 쨍한 색감은 아닌 것이다. 벌겋게 변해가는 바닷가 동네의 놀이터처럼 바래진다. 그렇게 나른해지는데도 음악이 끝나면 이상하도록 꿈틀대는 생동감을 전해준다. 오늘 남은 시간을 이렇게 다 보낼 수는 없어. 자 일어나서 빨래도 돌리고 청소기도 돌리자. 그리고 나서는 읽고 ..
Jazz; 그러나 아름다운 . . . . 3! 4!원, 투, 원 투 쓰리 포! 재즈 공연 시작 전에 뮤지션끼리 혹은 밴드 지휘자가 숨을 들이쉬며 세는 정확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은 저에겐 머리속이 휘청거릴 정도의 설렘을 줍니다. 재즈처럼 한 곡을 여러 뮤지션의 버전이 동시에 개성대로 인정받는 음악 장르가 또 있을까요. 같은 곡을 기분 마다 날씨 마다 골라 들을 수 있는 재미가 정말 쏠쏠합니다. 재즈는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듣기는 힘들더라고요. 오로지 몰두해서 들을 수 있어서 또 좋아합니다. 음악을 따라 신나게 그저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거지요. 뭐든 멀티태스킹을 할 줄아야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요즘 같은 시대에, 오로지 그 순간 나는 단 한가지에만 매달려 몰두한다는 반항적인 기분이 또 묘한 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