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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폭- 작약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깨다. 매년 5-6 월이 되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색색깔 작약 덕분이다. 베이비핑크색부터 연어색이 비치는 분홍, 쨍하게 빛나는 마젠타빛깔, 동화속 공주님 치맛단 같은 하얀 겹꽃잎들을 보고있으면 늘어져 있던 공기가 금방 맑아지는 듯 하다. 길거리에 벌여놓은 꽃 노점상을 지나가는 일은 그래서 더욱 즐겁다. 특히 요즘은 지날 때마다 한아름 꽃을 사고 싶어서 한참 구경 하곤 한다. 가끔은 한 두 단 씩 집어 오기도 하는데, 작약을 살 때마다 꼭 이야깃거리가 생겨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린다. 늘 그렇듯 작약을 사들고 집에 오면 작은 방에는 좀 과하다 싶은 긴 꽃병을 찾아 즐거이 씻는다. 남자친구가 작약을 꽂으려면 이렇게 긴 꽃병이 필요할 것 같아..
핑계거리는 많았다. 할 이유도 많았다. 그리고 하지 못할 이유도 많았다. 늘 두 가지 이유가 얽혀 스트레스로 마음을 짓누른다. 어째서 나이가 들수록 하나만 싫은 게 없을까. 뭐든 좋게만 보이고 낭만적으로 보이던 많은 일들에서 실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발견한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자유롭고 새로운 경험을 누구의 조언도 없이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늘 설레던 것 이었는데, 어느덧 너무나 위험하며 어떨 땐 그 자유가 외로움이 될 수 있다는 점 등등의 이유로 망설여 진다. 타자기를 두드리며 글을 쓰는 일은 또 언제나 즐거운 일 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 시간에 차라리 전공서적을 봐야할 것 같고,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핑계뿐인 게으름에 생기를 잃어간다. 모든 것이 신나는 일이었는데 그 중 많은 일이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