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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응달에 선 나무는 낙엽도 더 늦게 지는가. 4월이 벌써 반이나 지났다. 그만큼 봄이 더 발랄해져 간다. 오스터 글로케* 가 긴 겨울을 녹이며 회색빛 거리에 봄의 노랑색 기대를 부풀리더니, 고등학교 시절 교목이서인지 늘 새 시작을 알리는 듯 풋풋한 목련이 이파리도 나지 않은 가지에 그렇게나 가득 피어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벚꽃이 분홍 빛 설렘으로 거리를 물들인다. 좋은 기억도, 생각하면 한없이 슬픈 기억도 꽃송이들과 함께 봄바람에 흔들려 떨어진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진득히 한 주도 채 즐기지 못했는데 변덕스런 아프릴베터에 벚꽃은 아쉽게 흩어져 버린다. 어느 계절보다 빨리 지나가버리는 봄이 아쉬워 질 때. 그 때가 비로소 겹벚꽃나무의 시간이다. 많은 봄꽃들이 아쉽게 지는 4월 중순에 다른 꽃들보다 해를..
삼십 도가 넘는 더위에 헥헥 거리는데도, 여름답지 않다는 느낌적인 느낌. 이유는....... 매미였다. 매미.......... 매미가 맴맴 해야 되는데 너-무 고요한 것이지. 유튜브에 매미소리를 치니... 나오네...? 매미소리를 누군가 올려놓았다니... ㅋㅋㅋ 고마워요- 매미소리 틀어놓고 메밀국수 한 그릇- 여름이로구나! 매미소리가 이렇게 좋다니:) 어릴 적 베란다 그물망에 매미가 앉아서 하루종일 울어대서 쫓으려 가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큰 매미에 겁을 먹고 쫓아내지도 못했더랬지. 시끄러움을 참고, 창도 못 열고 익어가고 있는데 나중 나중에 아빠가 오셔서 날려보내주셨지.... 그리운 어린시절 여름날들- '매미소리에 깊어지는 여름 봉숭아는 톡'
밤이 되었는데도 30도 밑으로 내려가지를 않는다. 덕분에 마치 여행이라도 온 듯 하다. 열한시가 다 된 구시가를 걸으면서 사진을 찍으니 기분이 꼭 배낭여행이라도 온 것 같다. 몇 년 전 만해고 자주 이렇게 다녔었는데 귀차니즘인지 요새는 주말에도 집에서 뒹굴거리기만 했네.. 미지근한 바람이래도 밤바람은 좋구나- 여름 밤 바람~
설마 설마 설마 설마 했는데.... 이럴수가..... 여름이라고! 여름! 한국 장마 떠나서 좋아했더니만, 이건 뭐 거의 장마수준... 장마땐 그래도 중간중간 해가 뜨기라도 하지...! 아무리 세 가지 전선이 만나는 이 동네라지만 이 아름다운 여름날에도 이럴거니! 해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너머 산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 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거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