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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o!

술술 쓰는 이야기

MedHase 2015. 6. 23. 03:57

 

 

말 그대로 술술 씁니다.

한국을 떠나온 지 벌써 5년도 넘어가니, 한국의 상황은 남 일 같습니다.
방학 중에 가족들 방문 차 한국에 나가서도 초반처럼 친구들을 만나랴 정신 없이 시간을 쏟아 부을 그리움도 줄어들고, 오히려 집에서 뒹굴뒹굴 매끼 엄마 밥을 먹는 것이 더 좋아졌습니다. 지금 벌써 몇 주 째 메르스 바이러스로 실시간 검색어가 도배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조용할 날이 없는 한국을 떠올리니 늘 그랬듯 퇴근 시간에 가득찬 차도와 꽉 찬 지하철, 버스가 생각이 납니다. 제가 있는 곳은 어디를 가도 여유롭고 한적한 곳이어서, 조금만 부지런해도 자전거를 타고 숲속을 한 바퀴 돌 수 있고, 호숫가로 휭- 바람을 쐬고 와도 되고, 슬리퍼를 신고서도 언제든 노을이지는 나무 사이를 걸을 수 있습니다. 절로 여유가 생겨서 마음이 착 가라앉고, 덩달아 인생 계획도 누구 눈치를 보지 않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전 스무 살이 아니라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이십대 후반 이라서 그런 듯 합니다.
무어라도 더 남기고 싶어서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무엇을 해도 앞으로가 걱정되는 것은 한국이나 이 곳이나 제 마음속은 똑같아서 결국에는 한글로 무언가 위로를 전하고 받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인들도 하나 둘 다른 나라로, 혹은 한국으로, 혹은 연락도 닿지 않아 어떻게 사는 지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가는 생활 속에서 위로는 결국 글로 남아 고여있기 때문일까요...

말로야 한국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른다고 우기고야 있지만, 결국에는 이렇게 한글로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속의 추억들은 역시 한글로 쓰고 싶나 봅니다. 역시 '아 하면 어 하는' 센스는 제겐 이렇게 한글로 쓰는 것에서 나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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