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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고모 이사 갈 지도 모른다. 이번엔 크리스마스 카드 보내지 말아라. 알겠재?" 몇 년이나 된 걸까. 카드를 보내기 시작한 것이.. 아빠가 꼭 한 해에 한 번, 최소한 성탄카드는 보내는 것이라고해서 매 년 성탄 연하장을 사러 다녔다. 어렸을 적부터 였다고는 해도 어른들께 제대로 된 카드를 보내기 시작 한 것이 벌써 15년 정도가 되었겠구나...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3년 정도는 빼먹지 않고 보내던 카드를 올 해엔 보내지 않기로 했다. 고모의 메시지가 없었어도 어차피 보내지 않으려 했는데, 이번엔 못 받을 지도 모르니 카드를 보내지 말라는 고모의 메시지가 온 것이다. 늘 날짜를 지키지 않거나, 게으름을 부리며 카드를 쓰지 않고 있는 것이 들키면 "일 년에 한 번 성탄카드 보내는 일이 뭐 그리 어려운 일..
"네가 행복해지길 바래. 지금의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와 함께있는 네가." "요새는 아무것도 재미있지 않아." ".................." "그냥 다.... 다 그냥 그래서 무엇도 다 그냥 그래. 말 그대로 그냥 그래." 찻잔 속의 차도 그냥 그런 온도로 식어있다. 찻잔을 이리저리 돌려도 그냥 식은 찻 물일 뿐이지. 찻잔 속의 남아 겉도는 식어버린 차가 마음속의 어떤 열정도 식어 마시기 뭐 한 찝찝함으로 담겨있다. 담겨있을 뿐인 걸까. 티백의 미세한 구멍을 삐져나와 어느덧 컵 바닥에 가라앉은 찻가루가 보이는, 원래는 따뜻했던 향기로운 차가 그저 식었다는 이유만으로 남이 먹다 남긴 반 모금 물처럼 마시기엔 영 찝찝한 설거지거리가 된 것 처럼. 설탕으로도 과자로도 넘길 수 없는 식어버린 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