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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Chet Baker는 왜 언제나 이렇게 로맨틱한가. 새벽 미명 같은 트럼펫 소리는 나른한 울적함을 준다. 아니 해가 질 즈음의 순간, 3단 스탠드의 불빛을 한 칸 낮춘 듯 온 세상이 한 톤 어두워지는, 헤드라이터 불 빛이 왠지 아련해지는 퇴근길 시간같다. 그것도 아니면 낮잠을 자다가 어슴푸레 해질녘에 커튼 그림자도 지지 않는 어두운 거실의 소파위에서 깨어난 기분. 어느 쪽이라도 모든 것이 뚜렷해지는 선명한 아침과 선명하다 못해 짙어지는 정오의 쨍한 색감은 아닌 것이다. 벌겋게 변해가는 바닷가 동네의 놀이터처럼 바래진다. 그렇게 나른해지는데도 음악이 끝나면 이상하도록 꿈틀대는 생동감을 전해준다. 오늘 남은 시간을 이렇게 다 보낼 수는 없어. 자 일어나서 빨래도 돌리고 청소기도 돌리자. 그리고 나서는 읽고 ..
단상
2019. 3. 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