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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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오해의 해답

MedHase 2016. 4. 8. 00:08

오해의 해답


제목이 그럴싸하다.
'오해'라는 말을 검색해보니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그릇되게 해석하다' 또는 '뜻을 잘못 알다.'
말 그대로다. 이해하는 당사자가 무언가 해석을 잘 못 했기에 생기는 것이 '오해'라는 것이다.

"오해가 있으신 것 같네요. 제 말 뜻은 그게 아니라.... " '오해'라는 말과 함께 쏟아져 나오는 일종의 방어 혹은 변명의 관용구이다. 각자의 이유로 오해라는 말을 참 많이 쓰는데 물론 어떤 행동이나 대화속에서 상대방은 어떤 액션도 말도 하지 않았지만 굳이 -육감적으로 혹은 감정의 골이 깊어 사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넘겨짚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해'라는 말은 쉽게 쓸 단어가 아니지 않을까싶어 오랜만에 자판을 꺼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오해'라는 단어가 흔히 쓰이는 방식이 싫다.
희한하게도 이 단어는 이해하는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입에서 더 자주 나오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오해를 한 사람이 '내가 오해를 해서 미안하다.' 라고 사용되기보다, '당신이 오해를 한 모양인데, 사실 내 말은... ' 으로 더 자주 사용된다는 것이다.

"오해의 해답"은 오해를 하게 한 사람에게서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사건에서가 아니라, 그 사건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당사자에게서 나와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그 당시엔 이러이러했다'라고 설명을 해도 당사자가 그것이 참 뜻으로 이해되지 않으면 마음에 와닿지 않는 가식적 변명이 될 뿐이다. 의도가 어떠하였든지. 마음이 너그러워 애초에 오해가 생기지 않으면 몰라도, 이미 생긴 오해는 역시 오해를 한 당사자의 마음에서야 풀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생각을 하니, 오해를 사는 사람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 때 쯤 이제 내가 풀 수 없는, 그렇게 멀리 떨어진 오해들이 떠올라 뚱해서 불쑥 솟았던 마음이 평평해 진다. 생각없이 내뱉은 말들, 자존심때문에 쏘았던 말들, 능글맞게 늘어놓았던 나를 위한 변명들이 기름얼룩처럼 탁한 자국으로 남아 어딘가 떠돌고 있을거다. 감사하게도 너그러운 마음을 만나 이미 풀어진 답이 되었거나, 죄송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더이상 기억이 나지 않아 풀 필요가 없는 문제가 되어 사라지지 않고, 아끼는 옷에 묻은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남아, 그 시절을 생각 할 때마다 좋은 추억마저 갉아먹고 있을까봐 마음이 무겁다.

살다보니 정말 가끔 온 마음으로 기쁘면 흔히들 말하는 마음의 문이 다 열리고 구석구석 바람이 들어 얼룩같던 기억들에도 빛이 들기도 하던데. 오해의 답이 그렇게라도 풀리길...

언젠가 기름이 묻어 입지 않고 두었던 청바지에 얼룩이 사라졌던 적이 있다. 운이 좋게도 휘발성 얼룩이었던 걸까. 아무튼 이런 일도 있어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