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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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나의 행복

MedHase 2015. 6. 23. 04:00

 

 

"네가 행복해지길 바래. 지금의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와 함께있는 네가."
"요새는 아무것도 재미있지 않아."
".................."
"그냥 다.... 다 그냥 그래서 무엇도 다 그냥 그래. 말 그대로 그냥 그래."
찻잔 속의 차도 그냥 그런 온도로 식어있다. 찻잔을 이리저리 돌려도 그냥 식은 찻 물일 뿐이지.

찻잔 속의 남아 겉도는 식어버린 차가 마음속의 어떤 열정도 식어 마시기 뭐 한 찝찝함으로 담겨있다. 담겨있을 뿐인 걸까. 티백의 미세한 구멍을 삐져나와 어느덧 컵 바닥에 가라앉은 찻가루가 보이는, 원래는 따뜻했던 향기로운 차가 그저 식었다는 이유만으로 남이 먹다 남긴 반 모금 물처럼 마시기엔 영 찝찝한 설거지거리가 된 것 처럼. 설탕으로도 과자로도 넘길 수 없는 식어버린 차. 그게 마음속에 고여있었다.

행복하려고 산다면 어린 걸까. 누군가의 말처럼 살아서 행복하다는 말이 지혜로운 거겠지. 행복할려고 산다는 건 아무래도 억지스럽지. 하지만 또 아무리 생각해도 살기에 행복하다는 건 더 억지스럽다. 온 삶이 눈물을 요구하니 인생의 어느 한 씬에서 울어댈 필요가 없다*는 메모는 어느 순간에서도 잊혀지지를 않는다. 그렇다. 온 삶이 눈물을 요구하는걸, 행복이란 뭘까.

행복.행복.행복하다. 행복하다는 것은 뭘까. 온 삶의 눈물을 무시하는 것이 행복일까. 눈물을 참는 것이 행복일까. 안구건조증처럼 눈물이 나질 않아 가짜 눈물을 넣는 것일까.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는 것일까.
차가 식어버렸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마음은 시리고 손은 얼었다. 목은 마른 침도 넘어가지 않고, 점액을 내보내는 칠리엔(Zillien)*도 멈췄다. 따뜻한 차가 필요해. 그래 따뜻한 차. 그게 필요하다. 지금. 다시 물 주전자를 올리고, 새 찻잎을 준비하고, 남은 차는 따라내고, 새 잔을 준비해야지. 그리고 새 쿠키도 하나 꺼내고.

행복은 크리스마스같은 걸까. 일년을 설레고, 몇 달을 준비하고. 12월이 하루 씩 지나가고, 그리고 24일 이브가 되고, 눈을 기다리고, 캐롤을 듣고, 빨강색 초록색 목도리도 하고, 보라색 털모자도 써보고. 그리고 25일이 되고. 그러나 마침내 맞이한, 누구에게나 돌아오는 크리스마스도 어김없이 달력의 여느 날 처럼 스물 네 시간으로 나누어져 있고, 한 시간 씩 해가 기울고, 오후가 되고, 저녁이 오고, 준비한 것들도 하나씩 지나간 시간이 되고, 밤이오고, 시계는 어느덧 아홉시. "이제 세 시간 뿐이군." 그러면 또 열시 반이 되고, 매일의 밤처럼 잠이오고, 어느덧 열두시가 넘어 눈꺼풀이 무거워지면 세수를 하고. '아 크리스마스가 지났구나.' 하겠지. 오늘은 그러면 이십육일. '어, 지났구나. 올해의 크리스마스가 또....' 하고 거울을 바라보고, 즐거웠고, 설렜고, 그리고 아쉬움이 남고.
다음 해의 크리스마스가 다시 기다림으로. 아직은 와 닿지 않는 설렘으로 시작되고. 그리고 이를 닦고 수건에 손을 닦으며. "아. 그 전에 연말이 있지! 흐흐-"하겠지. 그리곤 침대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 포근한 침대로 기어들어가지.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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